갤러리현대 본관에서는 2014년 5월 30일부터 6월 22일까지 삶의 기억을 더듬어 시대를 기록하는 화가 정재호(b.1971)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낡고 오래된 아파트 연작으로 주목받은 작가가 사물, 인물을 다룬 신작 3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명 ‘먼지의 날들’은 먼지처럼 켜켜이 쌓인 시간 속 과거 우리의 삶과 역사를 의미한다. 전시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액자 제작한 작품들로 채워진다. 이는 기록사진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재호는 대도시의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대학원 시절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야경에 감명 받아 시작한 작업이다. 이 후 작품은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건물로 주제를 옮겨 오래된 아파트와 그 속에 흩어져있는 세간을 담았다. 이 시기 작품은 낯선 일상의 풍경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낡은 건물에 대한 관심은 ‘이 건물이 세워진 때 도시의 모습은 어땠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건물이 세워진 시기의 사회, 역사적 배경으로 확대되어 현재 작품에 이르렀다. 작가는 과거 사건들과 건물, 사물, 인물을 작품에 담아 역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며 그것이 지금의 현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