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Tschang-yeul Estate, Seung-taek Lee

Frieze Seoul 2026

Sep 2 – Sep 5, 2026

Frieze Seoul 2026

Booth B15
September 2 – 5
COEX 

부스 B15
9월 2일 – 5일

코엑스 

Gallery Hyundai is pleased to present works by the late Kim Tschang-yeul (1929–2021), a master of Korean abstract painting, and Seung-taek Lee (b. 1932), a pioneer of Korean experimental art, at Booth B15 in the Galleries sector of Frieze Seoul 2026. The gallery’s relationships with both artists span several decades. In 1976, Gallery Hyundai organized Kim Tschang-yeul’s first solo exhibition in Korea, who when he was based in Paris, introducing his iconic water drop paintings to Korean audiences for the first time. The gallery’s relationship with Seung-taek Lee began in 2009 through its collaboration on his interview with Hans Ulrich Obrist. As the first gallery to establish a sustained working relationship with the artist, Gallery Hyundai has worked closely with Lee ever since. While both artists share the historical experiences of the Korean War and displacement from North to South Korea, their distinct life trajectories and artistic methodologies have led them to forge singular bodies of work.

Despite their divergent methodologies and visual languages, the practices of Kim and Lee converge in their exploration of the boundaries between emergence and disappearance, reality and illusion. Kim transformed transient droplets of water, which form only to disappear, into enduring presences on the painted surface. Lee, by contrast, infused stones, fired clay, and found objects with a sense of vitality, destabilizing both their perceived material properties and conventional modes of perception. He also visualized immaterial phenomena such as wind, water, smoke, and fog, expanding them into materials for art. The two practices form a compelling counterpoint: while Kim gives permanence to a moment of disappearance on the painted surface, Lee sets seemingly fixed objects into a state of continuous transformation. Approaching these questions from opposite directions, their works move across the boundaries between the material and the immaterial, the momentary and the enduring, inviting us to understand existence not as a fixed entity but as a state of perpetual emergence and transformation.

갤러리현대는 프리즈 서울 2026 갤러리즈 섹터의 ‘부스 B15’에서 한국 추상회화를 대표하는 작가 김창열(1929–2021)과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이승택(1932년생)의 2인전을 선보인다. 오랜 시간 갤러리현대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두 작가는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로, 전쟁이 남긴 상흔과 상실을 넘어 각자의 예술적 실천을 통해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서로 다른 방법론과 조형 언어를 구사하는 두 작가의 작업은 생성과 소멸, 실재와 환영,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탐구해 왔다는 점에서 맞닿는다.

김창열의 마대 위 물방울이 처음 등장하는 1970년대 작업부터 1980년대 후반부터 선보인 〈회귀〉 연작, 평면의 물방울을 공간으로 확장한 입체 작업과 나무 위에 물방울을 그린 작품 등 물방울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확장되어 온 그의 작업 세계를 조망한다. 이승택의 작업으로는 ‘비조각’ 세계의 출발점이 된 〈고드랫돌〉, 노끈을 활용해 ‘역설의 시각화’를 구현한 1970년대 〈매어진 백자〉와 〈무제(매어진 캔버스)〉 연작, 1982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고서를 묶은 작업, 1970–80년대 〈무제(종이 판화)〉 연작 등을 선보인다. 이처럼 두 작가의 주요 시기와 조형적 실험을 아우르는 작품 40여 점을 통해 두 대가의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두 작업이 교차하고 공명하는 지점을 살펴본다.

김창열은 1970년대 초부터 반세기에 걸쳐 ‘물방울’이라는 하나의 모티프를 집요하게 탐구하며 독보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캔버스 위에 맺혔다가 이내 증발해 사라질 물방울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찰나의 존재를 영속적인 이미지로 붙들어 두었다. 초기에는 물방울 자체의 물질적 존재감에 집중했다면, 이후 마대와 신문지, 한지 등 다양한 지지체로 실험의 영역을 넓혀갔다.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된 ‘회귀(Recurrence)’ 연작에서는 물방울과 한자를 결합하며 조형적·철학적 탐구를 한층 심화했다. 천자문과 도덕경 등 우주와 삶의 원리를 담은 한자를 화면에 끌어들이고 그 위에 물방울을 배치하며, 문자와 이미지, 평면과 공간의 관계를 탐구했다. 특히 문자 위에 맺힌 물방울은 어린 시절 조부에게 배운 한자와 동양적 사유를 환기하며 시간과 기억, 존재와 소멸이 중첩되는 명상적 공간을 형성한다. 전쟁의 참혹한 기억에서 비롯된 물방울은 개인적 상흔을 씻어내는 수행적 과정에서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삶의 순환을 사유하는 보편적 이미지로 확장되었고, ‘회귀’ 연작은 물방울과 문자, 표면이 교차하는 다층적인 회화 공간으로 발전했다.

갤러리현대와 김창열의 인연은 1976년,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작가의 초대전을 개최하며 그의 물방울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후 작가의 생전 마지막 개인전이 된 《The Path》(2020)까지 총 열네 차례의 전시를 함께하며 반세기에 걸쳐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2021년 작가의 타계 이후에도 2024년 작고 3주기를 추모한 개인전 《영롱함을 넘어서》를 개최하는 등 그의 작품세계와 예술적 유산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창열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김창열》은 초기 앵포르멜 작업과 뉴욕 시기부터 ‘물방울’과 ‘회귀’ 연작에 이르는 작가의 전 생애를 조망했다. 이어 2026년 5월에는 작가가 30여 년간 거주하며 작업했던 서울 평창동의 자택과 작업실이 종로구립 문화예술공간 ‘김창열 화가의 집’으로 문을 열며 그의 삶과 예술적 유산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거점이 마련되었다.

이승택은 1950년대 후반부터 조각의 전통적인 개념과 재료, 형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며 한국 실험미술의 지평을 넓혀온 선구자다. 자신의 작업을 ‘비조각(non-sculpture)’이라 명명한 그는 조각은 단단하고 고정된 물질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사물을 묶고, 감고, 뒤집는 행위를 통해 물질의 고유한 성질과 인식의 관습을 교란해 왔다. 돌을 노끈으로 묶어 단단한 물질이 눌리고 변형되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는 ‘고드렛돌’ 연작을 비롯해, 전통 도자기의 형태와 제작 방식을 변형한 도자 작업에서도 이러한 실험은 두드러진다. 그는 도자기의 몸체를 비틀거나 납작하게 만들고, 표면에 노끈으로 묶인 듯한 흔적을 새겨 단단한 물질에 유연성과 긴장감을 부여하며 전통적인 조각과 공예의 경계를 흔들었다. 이러한 ‘묶기’의 개념은 이후 다양한 일상의 사물로 이어졌고, 나아가 바람에 흔들리는 천과 깃발, 물, 불, 연기, 안개처럼 붙잡거나 보존할 수 없는 자연현상까지 예술의 재료로 끌어들이며 조각을 고정된 오브제에서 시간과 장소, 행위가 결합하는 사건으로 확장했다.

갤러리현대는 오랫동안 제도권 바깥에서 독자적인 실험을 지속해 온 이승택의 작업을 꾸준히 재조명하며 그의 예술세계를 국내외에 알려왔다. 2009년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의 인터뷰 협력을 계기로 작가와 인연을 맺었으며, 이승택이 본격적인 협력 관계를 맺은 첫 갤러리로서 오랜 시간 함께해 왔다. 2014년 개인전 《거꾸로》를 계기로 갤러리와의 협업을 더욱 본격화했으며, 같은 해 프리즈 마스터스와 프리즈 조각공원에서 그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후 아트바젤과 프리즈를 비롯한 주요 국제 아트페어와 해외 전시를 통해 ‘비조각’의 개념과 실험적 작업을 국제 미술계에 지속적으로 소개해 왔다.

최근 이승택의 작업에 대한 국내외 미술계의 관심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2026년 소마미술관에서 개최된 대규모 개인전 《조각의 바깥에서》는 현존 작가 최초로 소마미술관 1관 전관과 올림픽조각공원을 아우르며 70여 년에 걸친 작업 세계를 조망했다. 약 200점의 작품과 자료를 통해 물질과 비물질, 자연현상과 행위, 장소와 시간을 넘나들며 전개해 온 ‘비조각’의 궤적을 총체적으로 살핀다. 이어 2027년 봄에는 미국 디아예술재단(Dia Art Foundation)에서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 이승택의 주요 작품을 소장한 디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의 작업에 대한 국제적 재평가를 한층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조형적 방법론을 발전시켜 온 김창열과 이승택의 작업은 ‘사라지는 것’을 예술의 영역에 붙잡아 왔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구를 이룬다. 김창열이 맺히고 사라지는 물방울을 화면 위에 옮겨 영속적인 존재로 전환했다면, 이승택은 돌과 구운 흙, 일상에서 발견한 오브제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고정된 물질적 속성과 관습적 인식을 뒤흔들었다. 나아가 바람, 물, 연기, 안개와 같은 비물질적 현상을 시각화하며 이를 예술의 재료로 확장했다. 갤러리현대는 찰나를 영원으로 전환하고, 영속하는 듯한 물질을 다시 변화와 소멸의 과정으로 되돌리는 두 작가의 작업을 하나의 전시로 보여주며, 물질과 비물질, 기억과 망각, 지속과 소멸, 그리고 그 사이를 순환하는 생명력에 대한 두 거장의 사유를 소개한다.

Selected Works

Installation 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