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 Paper, Scissors: Transformation of Paper
Nov 12 – Dec 21, 2025
Gallery Hyundai
Artists (27 total)
Nam Kwan, Kim Whanki, Yoon Jungsik, Han Mook, Lee Jung Seob, Chang Ucchin, Quac Insik, Yun Hyong-keun, Kim Tschang-yeul, Suh Se Ok, Park Seo-Bo, Nam June Paik, Seung-taek Lee, Chung Sang-Hwa, Kim Guiline, Lee Ufan, Kim Chong Hak, Lee Kun-Yong, Lee Kang So, Choi Byong-So, Shin Sung Hy, Yun-Hee Toh, Minjung Kim, Park Minjoon, Kang Seung Lee, Kim Sung Yoon, Christine Sun Kim
Gallery Hyundai presents Rock, Paper, Scissors: Transformation of Paper, as its final exhibition of 2025, highlighting the material, conceptual, and formal possibilities of paper. Featuring works by 27 pivotal artists in Korean modern and contemporary art—from the pioneers of first-generation abstraction and experimental art to those in media art, as well as mid-career and emerging artists active on both domestic and international stages—the exhibition showcases a wide spectrum of artistic experimentation mediated through paper.
The three familiar words from the childhood game “Rock, Paper, Scissors” serve as a metaphor for three perspectives on paper. “Rock” embodies the artist’s act of grasping ideas and condensing thought, while also symbolizing the transformation of materiality as paper is crumpled, folded, and shaped into solid, three-dimensional forms. “Paper” stands for the medium’s inherent diversity—its openness, receptivity, and capacity for endless transformation. “Scissors” signifies the creative experimentation that cuts, layers, and subverts the flatness of paper. Paper serves as a site where an artist’s ideas reside, a surface that accumulates traces of time and gesture, and an organic medium that can be reconfigured into new forms through acts of cutting, layering, and burning.
Ultimately, this exhibition seeks to expand the perception of paper beyond its conventional role as a support for drawing or a preparatory stage for painting. Instead, it positions paper as an autonomous artistic medium, one that serves as a point of departure for thought and a catalyst for material transformation, shaping distinct worlds grounded in versatility and imagination. Through the diverse works of 27 major artists spanning the history of Korean modern and contemporary art, Rock, Paper, Scissors: Transformation of Paper invites viewers to rediscover paper as an independent medium of art.
참여작가 (총 27명)
남관, 김환기, 윤중식, 한묵, 이중섭, 장욱진, 곽인식, 윤형근, 김창열, 서세옥, 박서보, 백남준, 이승택, 정상화, 김기린, 이우환, 김종학, 이건용, 이강소, 최병소, 신성희, 도윤희, 김민정, 박민준, 이강승, 김성윤, 김 크리스틴 선
갤러리현대는 2025년을 마무리하는 전시로 종이라는 매체의 물질적ᆞ개념적ᆞ조형적 가능성을 조명하는 전시 《Rock, Paper, Scissors: Transformation of Pape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세대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들부터 한국 실험미술가들, 미디어 아트, 독창적인 작업 세계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는 중년과 오늘날 젊은 세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주요한 작가 총 27명의 작품을 통해 종이를 매개로 한 다층적인 예술적 실험을 선보인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놀이의 세 단어 ‘Rock, Paper, Scissors(가위, 바위, 보)’는 이번 전시에서 종이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을 은유한다. ‘Rock’은 작가가 아이디어를 움켜쥐고 사유를 응축하는 행위이자 때로는 뭉쳐지고 접히며 단단한 입체적 형태로 나아가는 물성의 전환을 상징하며, ‘Paper’는 종이라는 매체가 가진 다양한 특성과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다채롭게 변모하는 열린 가능성을, ‘Scissors’는 자르고 겹치거나 입체로 변모하는 종이의 평면성을 전복시키는 창조적 실험을 상징한다. 종이는 작가의 사유가 머무는 장소이자, 시간과 행위의 흔적이 침전되는 표면이며, 자르고 겹치고 태우는 개입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되는 유기적 매체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오랫동안 단순한 드로잉의 바탕이나 회화의 준비 과정에서 거치는 매체, 보조적 역할로 인식되어 온 종이를 사유의 시작점이자 물질의 변형을 이끄는, 다양한 가능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세계를 형성하는 독립적인 예술의 매체로서 바라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Rock’은 응축된 사유와 집중의 행위를 상징한다. 최병소의 볼펜과 연필로 화면을 가득 채운 작품은 반복된 수행적 시간을 압축하며 종이를 사유의 덩어리로 전환한다. 동판 위를 긁고 갈아내고 중첩하는 에칭의 과정을 통해 시간의 두께를 만들어내는 한묵의 작업에서는 색과 질감의 층위를 통해 시간의 밀도가 형상화되고, 큰 종이 화면에 목탄으로 그려진 김 크리스틴 선의 작품 〈Mind Clash〉와 〈Mind Strong〉은 두 마음의 충돌, 완고의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동시에 흩날리는 차콜 가루는 시각적 배경음이 된다. 종이는 이들의 손에서 사유가 물질로 변환되는 첫 지점으로서 작가의 사유를 물질로 굳혀낸다.
‘Paper’는 열린 사유와 감정을 담아내는 바탕이다. 김환기의 과슈 작품, 윤중식의 감각적 풍경화, 이중섭의 은지화, 장욱진과 서세옥의 수묵화, 김종학의 수채화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내면의 정서와 사유의 흐름을 표현한다. 이들에게 종이는 전통적 규범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정신을 펼쳐 보이는 바탕으로서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는 유연한 공간이 된다. 박민준, 이강승, 김성윤의 세밀한 작품에서는 감정의 미세한 떨림이 종이의 질감 위로 스며들며, 깊은 사유와 시간의 감각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Scissors’는 해체와 재구성의 실험을 상징한다. 이승택, 신성희, 김민정과 같은 작가들은 자르기, 찢기, 태우기, 겹치기 등의 행위를 통해 종이의 구조적 가능성과 물질적 변형을 탐구한다. 이승택의 종이 조각과 〈종이나무〉는 종이가 가진 평면적 속성을 덩어리의 물질로 전복하는 것과 동시에 바람이라는 비물질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성희의 〈회화 공간〉 시리즈는 종이의 단면을 입체적 구조로 구축하며, 박서보의 후기 묘법 시리즈는 물감을 흡수하고 머금는 종이의 성질을 이용해 안료에 적신 한지를 긁거나 밀어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완성된다. 여기서 종이는 무한히 분할되고 재조합되며 평면을 입체로, 물질을 사유로 전환하는 매개로 재맥락화된다.
종이는 가볍지만 깊고, 일상적이지만 근원적이다. 그 위에서 예술가는 생각을 붙잡고, 펼치며 확장하고 변형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 손의 움직임과 사유의 과정 속에서 종이가 예술의 본질적 순간, 생각이 형상으로 전환되는 그 지점을 어떻게 매개하는지를 탐구하고, 종이만이 가질 수 있는 변화무쌍한 형식의 변화와 성질에 주목한다. 단순히 종이 작업의 물질적 실험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적 궤적 속에서 종이라는 매체가 사유의 통로이자 조형적 혁신의 매체로서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 살필 수 있는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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