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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8 MK뉴스] 문경원&전준호_ 곡면 유리와 LED로 둘러싼 한국관

[2015. 5. 8 MK뉴스] 문경원&전준호_ 곡면 유리와 LED로 둘러싼 한국관

"마시모 카차리 베네치아 시장님. 만약 마지막 남은 국가관을 한국에 준다면 남북이 통일될 경우 남북 공동 첫 전시를 할 수 있을 겁니다."

1993년 독일관 대표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백남준(1932~2006)은 이듬해 베네치아 시장에게 간곡한 편지를 쓴다. 당시 중국 등 6개국이 이미 국가관을 신청한 상태였다. 한국관 유치 가능성이 희박한 때 백남준의 편지 한 통이 시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1995년 27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을 한국이 유치하게 된 배경이다.

올해 이 한국관이 20주기를 맞이했다. 커미셔너 겸 큐레이터 이숙경과 문경원·전준호 2명이 한 팀으로 참여한 한국관 전시는 한국관의 건축 특징과 역사, 미래를 완성도 있게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7개 비디오 채널 작품 '축지법과 비행술'은 오쿠이 엔위저가 제시한 '모든 세계의 미래'라는 큰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미래의 사이보그처럼 분장한 배우 임수정은 영상에서 눈을 뜨고 물을 마시고 실내에서 뛰는 행위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영상은 하루살이처럼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일상을 미래 혹은 실험실처럼 보이는 백색 공간에서 펼쳐 보인다. 그러다 시스템상 오류가 발생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현재를 자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주제를 기술적인 혁신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관은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유리벽이 원통 형태다. 그런데 문경원과 전준호는 총 7개 비디오 채널 중 2개를 외벽에 LED 영상으로 선보였다.

가운데가 곡면처럼 들어가 있는 것은 TV로도 시판돼 있을 정도지만 가운데가 볼록렌즈처럼 나와 있는 것에 영상을 입히는 것은 쉽지 않은 시도다. 이를 위해 작가팀은 한국의 한 중소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이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숙경 큐레이터는 "전시 제목인 '축지법과 비행술'이 내포하는 것처럼 공간의 안과 밖, 시간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맥락을 보여주기 위해서 기술 혁신은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도 5일(현지시간) 한국관을 찾아 "영상이 매우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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